잡다구리

버리지 못하는 컴퓨터책 두권

황조롱이 2009. 11. 17. 22:10
[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컴퓨터 관련 책 두권]

내가 군 제대했을때가 97년 10월 31일  그로 부터 한달도 안 된 11월에 IMF금융위기 사태를 맞이했다
나의 사회생활은 IMF사태와 같이 시작되었다.
누구의 표현대로 사회나와서 시건방 떨 틈도 없이 철부터 들어야 했던 시기..

사회가 무지 암울했었 저 시기..
나같은 저학력 출신들은 정말 힘든 육체노동 외에는 일 거리가 주워지지 않았다.
하지만 저 시기에는 그런 일거리도 서로 하겠다고 우글우글댔으니..

비참했었다. 
난 꿈도 없었다.
그러기에 더 비참했다.

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시작했다.
꿈을 찾기로 한 것이다.
처음으로..

그때 쯤에 IT,또는 인터넷이라는 존재는 나의 작의 희망이었다.
그 암울한 시기에 컴퓨터,인터넷이라는 생소한 녀석의 붐이 엄청났었다.
지금은 배운사람과 안배운 사람의 정보의 격차가 나름 많이 줄었지만, 저 시절만해도, 대학다니는 녀석하고 나 같은 고졸의 정보 격차는 하늘과 땅이었다.

저 때쯤에 들어서서야, 나와 같은 완전 컴맹들에게는 '컴퓨터가 대중화가 되겠구나' 를 피부로 느낄 수 있던 시기였고, 꼭 배워만 하는 어떤 것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.

그런데 내 주위에 저 컴퓨터라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.
학창시절 운동선수나 했던 녀석의 주위에는 당시의 저 컴퓨터라는 놈을 아는 사람도 없었고, 저런 문화에 노출될 일 또한 없었다.

어떤 것부터 접근해야 할지도 몰랐고,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 지도 몰랐다.

다행히 군제대하기전 (공군) 내무반 아래층에 있었던 상황실 컴퓨터에서 타자연습 조금 한게 큰 위안이어서,
'나도 조금씩 하면 할 수 있을거야' 라는 막연한 희망은 잃지 않고 있었다.

그래서 자주갔던 곳이 서점이었다.
당시 서점가에는 컴퓨터 책들 또한 엄청난 붐을 이루고 있을때였다.
지금도 그렇지만 이상하게 나는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.
물론 대충 책 구경하러 가는 거지만, 다행히 그런 취미라도 있었던 지라, 난 거기서 컴퓨터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이 책 저 책 열심히 뒤적였었다. 시간만 나면 무조건 서점 컴퓨터코너에 죽때리고 책 보는게 유일한 취미였다..친해질 때 까지..

당시 기억나는 책들로는..
'컴퓨터 일주일만하면 전유성 만큼한다' 부터 탤런트 강남길을 모델로 하는 입문서 비슷한 책도 있었다.
그렇게 며칠 읽어보니, 이제 친숙한 단어가 하나둘 생겨나고, 하드웨어가 뭔지, 소프트웨어가 뭔지 개념 잡을 때 쯤에 책을 한 권 샀다.
 
바로 요 책이다 (▽컴퓨터 쉽게 배우기)
사용자 삽입 이미지
사용자 삽입 이미지
(△목차가 재밌다. 딱 내가 궁궁하는 내용들만 있어서 이 책을 선택했었다.)

현재 내 책장에서 컴퓨터 관련 기술서로 가득하다.
버린 책도 많다. 기술서 성격상 시간지나면 퇴물서 되기 쉽상, 더 좋은 기술이 나오니..
하지만 이 책은 못 버리겠더만..옛날 생각이 나서..

저 책이 나를 컴과 친하게 해준 첫 입문서였다. 내가 고르고 내가 혼자 독한한..ㅎㅎㅎ
집에 컴도 없는데, 저 책을 정말 열심히 봤었다.
컴 끄고 켜는 법 부터, pc통신이 뭔지, 인터넷이 뭔지...개념파악을 위주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.

책을 열심히 본 후 당시 전주시네에 몇 군데 있던 PC카페를 가게 된다.
혼자는 무서워서 못 갔고, 같은 컴맹인 선배형과 함께..-.-

들어가서 돈내고, 떨리는 손으로 pc 켜짐 버튼을 누르고, 그 다음 익스플로러라는 놈을 더블클릭을하니..한참 후에 뭐가 막 뿌려지는데...야후였다!

내가 처음으로 본 인터넷 화면이었다.

나에겐 판타지같은 세상이었다.

그렇게 처음으로 몇 시간 인터넷을 한 후 내 몸속에 꿈이 자라고 있음을 느꼈다..
'난 컴퓨터로 먹고 살아야겠다' 라는 꿈.

직장도 다니고 돈도 조금씩 벌게 되면서 제일 먼저 한것은? 당연히 PC구입!
 PC통신 전화접속 서비스부터 , 나중에 인터넷도 전화접속으로 직접 해 보게 된다.
 당시 내가 살던 회사사택이 전주에서는 가장 큰 산업단지에 위치해서 그런지 랜네트웤이 잘 갖추어진 곳이었다.
 그래서 그 당시' 두루넷' 이라는 획기적인 인터넷 전용선 서비스도 경험하게 된다.

나중에 전주에 있는 아파트에 살때는 ADSL을 사용하다, VDSL을 갈아타고, KT 광랜(넷토피아) 서비스를 경험 후 , 현재는 SK브로드 밴드까지...ㅋㅋ 벌써 십년의 인터넷 네트웤 유행을 겪어봤구나..
.
.
.


두번째 책은 바로 요책 (▽도전 프로그래머)
사용자 삽입 이미지


현재도 그렇지만 난 이상하게 게임하고는 별로 친하질 못했다.
지금도 PC겜 할 줄 아는 것은 장기가 전부다.
컴퓨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, 저놈을 깊은 곳까지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지..무슨 무슨 게임을 하는게 내 목표는 아니었다.
컴퓨터는 나의 공부 상대였고, 대체 이놈은 뭐하는 놈일까가 내 유일한 궁금증이었다.

컴과 어느정도 친숙해지고 나니, 컴관련 일할 수 있는 분야가 궁금해졌다.

그래서 예전에도 또한 현재도 그렇듯이 서점과 도서관등에서 죽때리기 시작한다.
컴관련 책을 자주보다보니, 나중에는 아! 이책은 뭐하는 책, 이것은 무슨 프로그램 책, 이 언어는 무슨 언어..이런 식으로 대략적인 내 나름대로의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.

컴관련 전문직을 크게 알아보니.

PC수리업
네트웍관련 일..
무슨 특수 프로그램들 다루는 일..캐드나 뭐 등등..
컴퓨터 3D 또는 그래픽 디자이너
그리고 프로그래머...

저렇게 나열 후 관련 책들을 훑기 시작하다가
도전! 프로그래머
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.

대충 내용을 보니 조금 이해가 가기에  저 책을 사게 된다..

그리고..현재는 웹프로그램 개발자가 되었다.-.-

소개된 저 책 두권은 앞으로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을 것 같다.

재밌다..내 인생..ㅎㅎ